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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_ 노동환경, 노동자 건강 관련 추천도서

by iinnffoo 2023. 5. 2.

노동문제 추천 도서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노동문제 추천도서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기획한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일터에서의 사고와 질병, 그에 맞서온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내용

우리 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윤택하게 하는 것은 우리 주변의 노동자들이다. 그런데 오늘도 누군가는 일을 하면서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프다.

 

노동자가 아프다고 말할 때 일 때문에 아픈 게 맞냐고 의심부터 하고 외면하는 사회가 아니라, 왜 아픈지 묻고 치료해주고 나아가 예방할 수 있는 사회, 노동자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고 아픔을 줄이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회가 노동자 뿐만 아니라 그 노동의 결실을 누리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건강한 사회다.

이 책은 사회의 변화는 거저 오는 것이 아니라 애써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잘 드러나지 않는 노동자의 고통을 애써서 드러내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공장의 담벼락으로, 어두운 조명으로, 오해와 편견으로 열심히 가려지고 있는 노동자의 아픔이 드러나야만 사회가 더 많이 아픔을 나눌 수 있고 노동의 고통을 키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노동자들의 고통에 이름을 붙인다. 이름을 붙여서 사회가 그 이름을 부르게 한다. 나아가 대책이 법으로 만들어지게 한다.

 

차별 대신 존중

노동자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그 아픔을 줄일 방법을 의논하는 것이 존중이다. 작업 설계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발생 가능한 위험을 예측하고 예방할 방법을 미리 마련하는 것이 존중이다. 노동자가 아프다고 말할 수 있도록 권리를 마련하고, 사업주가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의무를 만드는 것이 존중이다.

 

존중은 국가 차원, 기업 차원, 시민 차원에서 할 수 있다.

 

1. 국가 차원의 존중은 법과 정책으로 나타난다.

 

2. 기업 차원의 존중은 노동자가 아프다고 말할 수 있게 하고 그 아픔을 함께 살펴서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주고 노동자가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은 바로 노동조합이 있는 환경이고, 그래서 노동조합이 더 많이 더 쉽게 만들어져야 하고 기업에서는 그것을 존중하는 것이 노동의 고통을 줄이는 시작이다.

 

3. 시민 차원의 존중은 노동자를 그가 하는 일이나 그가 내게 해줄 서비스로만 보지 말고 나 혹은 내 가족과 마찬가지인 사람으로 보는 데서 시작한다.

 

노동자의 고통

이 책은 도저히 편안한 마음으로는 읽을 수 없는 책이다. 노동자의 고통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마트, 조선소, 학교 실험실, 프랜차이즈 빵집, 콜센터, 발전소, 영화시장의 노동자들, 그리고 각종 운전 노동, 돌봄노동, 간호사, 소방관, 가축 위생 방역사, 네일 아티스트, 배달 노동자, 방문수리기사, 경비원, 택배 노동자 등의 신체와 정신의 고통을 다룬다.

 

"노동자는 다만 일이 위험해서 다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위험한 일도 안전한 방식으로 일하면 다치지 않는다. 우리가 안전보다 이윤을, 존중이 아닌 차별을 선택할 때 그 노동의 현장에서 누군가 다치고 죽는다." - 책 내용 중에서

 

노동자의 고통은 개별 소비자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알려고 하지 않으면 알기가 어렵다.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을 시키면서 '와 세상 편해졌네' 느끼기는 쉽지만, 내가 하는 소비가 건강하지 않은 일자리를 지속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기는 어렵다. 지금은 폐지된 '피자 30분 배달제' 도 마찬가지다.

 

의사나 변호사가 의자에 앉아 고객을 맞이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백화점 서비스 노동자는 당연히 서서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고 여긴다면 나 자신이 권위주의적이고 노동자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지 않은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기업들은 노동조합에서 발암물질 이야기를 꺼내면 '임금 올려달라고 건수를 준비했구나'라고 생각하지 말고 노사가 공동으로 적극적으로 발암물질에 대처해야 한다. 기업이 유해물질을 사용하는 것은 기업과 노동자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

 

요즘 한국영화, 드라마, 음악의 인기가 대단하다. 스탭들의 희생과 열정페이로 속은 얼룩지고 겉으로만 화려한 K-컨텐츠가 아니라, 겉도 속도 아름다울 수 있도록 사회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무방비로 농약에 노출되는 골프장 노동자들의 건강을 걱정해야 한다.

(골프장의 푸릇함 속에 감춰진 토양생태계는 재앙 수준이다. 그 흔한 지렁이조차 살기 힘든 환경이기 때문이다. 원인은 바로 무분별하게 살포되는 농약이다.)

 

노동자의 고통은 외면하기 쉽도록 가려져 있다. 하지만 마음이 불편하더라도 계속해서 현실을 바라보고, 관심을 가지고, 가능하면 서로 대화도 나눠야 한다. 개별 시민들은 노동자의 고통을 사회적 이슈로 키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

 

"(...) 아니, 알고 싶어 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우리들이 외면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미소 속에 감춰진 서비스 노동자들의 상처받은 마음의 병을, 물건을 받는 기쁨 속에 가려진 택배 노동자들의 온갖 골병들을, 차별이 존재하는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말이다." - 책 내용 중에서


 

이 책은 노동자들의 시각에서 그들의 마음을 읽어냈던 해치 교수의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저 노동자는 저 작업장에서 평생토록 일해도 좋겠는가?'

'나는 저 작업장에서 평생토록 일해도 좋겠는가?'

'내 아들 딸이 저 작업장에서 평생토록 일해도 좋겠는가?'

모든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을 때 노동은 존중되고 일터는 안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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