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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말그릇 / 김윤나]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말 그릇

by iinnffoo 2021. 3. 12.

[말그릇/김윤나] 책 리뷰

말그릇 김윤나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김윤나 님의 <말그릇>을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말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내면의 크기인 "말그릇"에 대해서 말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 주지 않고 믿음과 배려의 말을 할 수 있는 "말그릇"에 대해 생각해보고, 어떻게 하면 이 그릇을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왜 말을 저렇게 하지?

많은 사람들이 유독 아픈 말만 골라하는 상사나 가족에게 상처 받아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가시 돋힌 말을 들어 본 경험도, 때로는 해 본 경험도 있겠지요. 뱉어 놓고 후회하는 말도 있고, 왜 그렇게 말하지 못했을까 후회하는 말들도 있습니다.

 

이 책은 자신의 말 습관에 대해 들여다볼 기회를 줍니다. 말그릇이 크다는 것은 말주변이 좋고 그럴듯하게 말을 잘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을 충분히 채울 수 있고(들을 수 있고), 이해와 믿음을 주는 말을 할 수 있는 내면의 크기를 말합니다. 진실된 말은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도 마음에 와 닿습니다. 말주변은 별로 없어도 큰 말 그릇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요.

 

마음을 알아주기

저자는 좋은 말은 마음을 알아주는 데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내 마음을 잘 알아줘야 내 감정에 대해 정확히 말할 수 있고, 타인의 마음을 잘 알아야 좋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가끔씩 내 감정과 다른 표현을 할 때가 있습니다. 속상해서 화를 내고, 슬퍼서 짜증내고, 억울해서 신경질을 부리고, 미안해서 퉁명스럽게 말합니다.

 

"이제 하다하다 우리 기념일까지 까먹어? 오빠 너무 무신경한거 아니야? 맘이 변했어?" 보다는

"기념일을 같이 축하하고 싶었는데 오빠가 까먹어서 속상해"

더 속상한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겠지요. 사실은 속상해서 화를 낸다는 것을 상대방이 알아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원래 감정보다는 화와 짜증을 앞세운다면 상대방도 좋은 말로 응수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저자는 속상하면 속상하다, 슬프면 슬프다, 억울하면 억울하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내 마음을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큰 말그릇을 가지고 있다면 반대로 상대방이 실제 감정과 다른 표현을 했을 때도 어느 정도는 너그럽게 받아 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지금 화를 내는 상대방이 사실은 화가 난 게 아니라 속상하고 슬프다는 것을 알아주고 적절한 말을 해 줄 수 있다면 서로 더 따뜻한 말을 주고받을 수 있겠지요.

 

예를 들어 한 후배가

"아 선배님. 저 이번에 진짜 열심히 했는데 인정도 못받고 너무 억울해요. 진짜 계속 이런식으로 일하는 사람만 계속 일하고, 성과는 딴 사람이 챙기고 이런 식이면 진짜 저 회사 못다니겠어요." 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에 이 후배는 진짜 내일부터 회사를 안 나오려는 게 아니라 자신이 정말 열심히 했다는 것을 인정받지 못해서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을 가지고 투정을 부리는 것입니다.

 

이런 후배에게 "그래도 결과가 중요하지. 좀 더 열심히 하지 그랬니." 하면서 조언과 충고의 잔인한 총알을 날리거나,

"그건 별 일도 아니다. 난 옛날에 어떤 일 있었는지 아니?" 하면서

결국 이야기를 자신 중심으로 돌린다면 이 말들은 그 후배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이번에 열심히 했는데 정말 속상하겠다. 그래도 고생했어." 라는 한마디가 더 필요할지도 모르지요.

 

"사람의 마음이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도 비난 대신 그동안의 노력을 알아주길 바라고, 실수했을 때에도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기다려주기를 바라고, 어려운 도전 앞에서 나의 능력을 의심하기보다 가능성을 믿고 응원해주기를 바란다. 따라서 그러한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 즉 말 그릇이 큰 사람 주변에는 자연히 사람들이 모여들게 마련이다." - 본문 중에서

 

열다섯 살짜리 소녀가 지금 당장 결혼하고 싶어 한다면 당신은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책에서 말그릇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듣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열다섯 살짜리 소녀가 지금 당장 결혼한다고 하면 그 소녀에게 보통 어떤 말들을 할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안돼. 그건 미친 짓이야."라고 말 할 것입니다. 하지만 말그릇이 큰 사람은 그 소녀가 왜 지금 당장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했는지 묻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볼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상황과 감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말그릇을 키우기 위한 듣기는 그냥 듣는 척만 하는 듣기가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듣기를 말합니다.

 

말그릇을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내면이 성장해야 한다

저자는 말 그 자체를 바꾸려고 하기 이전에 내가 그렇게 말하게 된 나의 역사를 이해해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상대방이 말을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해보라고 말합니다. 나와 상대방의 말의 역사를 이해하고 나면 감정을 제대로 느끼고 조절하고 표현까지 할 줄 아는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능력이 바로 정서지능이지요. 정서지능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감정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이 책은 제목에서 기대한 것 이상으로 단순히 말에 대한 의미 이상을 담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말을 잘하는 법, 말 내공 키우는 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릇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 줍니다. 그리고 결국 말 그릇을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내면이 성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책에서 나와 상대방에 적용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질문을 많이 던지고 있습니다. 이 질문에 답해보면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함께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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