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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 신형철] 타인의 슬픔이야말로 가장 배울만한 소중한 것

by iinnffoo 2021. 3. 2.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 신형철] 리뷰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안녕하세요

오늘은 신형철 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리뷰를 써보려고 합니다. 이 책은 타인의 슬픔이야말로 가장 배울만한 소중한 것이며 동시에 배우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양한 소설, , 영화 작품들을 통해서 슬픔과 공감에 대해 들여다보고 공부하는 책입니다. 책의 내용도 좋지만 저자의 뛰어난 글솜씨에 더 감탄하며 읽게 된 책입니다.

 

자신이 원인을 제공한 슬픔

저자는 천하의 무자비한 폭군도 극장에서는 타인의 불행을 보며 눈물을 흘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동정심을 가지고 있지만, 이렇게 자신과 상관없는 불행에는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도 자신이 직접 원인을 제공하는 슬픔에는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무감각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내용이 무척 마음에 많이 와 닿았습니다.

 

자신이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슬픔에 공감하는 과정은 어떤 도덕적 자기만족까지도 느낄 수 있는 행위인데에 반하여, 자신이 직접 야기한 슬픔에 공감하는 것은 나 자신을 심문하고 추궁하고 불편하게 합니다. 그 슬픔은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나를 불편하게 하며 외면하고 싶게 만듭니다. 슬픔에 대해 진정으로 공부하고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내가 야기한 슬픔, 내가 만들어낸 슬픔에 더욱 큰 공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트라우마

책에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타인의 트라우마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고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같은 일을 겪어도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트라우마가 되고, 또 다른 사람에게는 아닐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정우씨가 출연한 영화 터널에서 터널에 갇혀 있던 사람이 다시 터널을 지나게 될지 아닐지 제3자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그런 일을 겪고도 트라우마가 없다니 대단해!" 라든지 "뭐 그정도 일 가지고 트라우마야 남들은 더 심한 일도 겪는데!" 등의 주제넘는 말은 꺼내지 않는 게 좋을듯합니다.

 

 

 

 

 

 

 

 

 

 

'무용한 독서'의 소중함

저자는 '무용한 독서'의 소중함을 강조한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면 당신은 어쩔 수 없이 아름다운 사람이 된다"라는 문장을 소개하며 여기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공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집니다. "정말 그럴까? 읽고 쓰는 일만으로 우리는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저자가 던진 질문에 대해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책을 읽는다고 해서 꼭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더 좋은 사람이 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독서를 원래도 견고했던 자신만의 논리를 강화하는데만 사용한다면, 새로운 생각은 단 한방울도 스며들어갈 수 없다면 독서는 오히려 나쁜 것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흠칫 하게 됩니다. "나는 어떤가? 나는 어떻게 독서를 하고 있나?"

 

시는 없으면 안되는가

저자는 가끔 언뜻 당연한 듯한 문장에도 질문을 던져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이 점이 좋았습니다. 보통 책을 읽으면 더 좋은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그럴까? 물어서 생각하게 하고, 보통 시를 즐기지는 않더라도 시가 세상에 필요하다고는 생각하는데 정말 꼭 필요할까? 물어서 생각하게 만듭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시가 없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해도, 시가 없으면 안 된다고 믿는 바로 그 믿음은 없으면 안 된다."

 

책과 시의 실제적인 유용함보다 중요한 것이 "그럴 것이라고 믿는 그 마음"이라는 생각.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믿는 마음이 있는 사람은 책과 시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생각이 있고 실제로 그럴 수 있으므로. 그 믿음이 있는 사람은 책과 시뿐만 아니라 온갖 다른 것들을 통해서도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 신형철 평론가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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