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자소서 갈등경험 답변 방법, 예시
면접이나 자소서 질문으로 갈등 경험과 이를 극복한 방법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옵니다. 오늘 글에서는 이 질문에 어떻게 답변하는 것이 좋은지와 주의사항, 답변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질문이 대답하기 어려운 이유
자주 등장하는 단골 질문이지만 은근히 대답하기 힘든데요. 심한 케이스를 말하자니 트러블 메이커처럼 보일까 걱정되고, 적당한 답을 하자니 틀에 박힌 뻔한 답밖에 떠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먼저 '갈등'의 정의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의견 대립이 극으로 치닫고 다툼이 심한 케이스를 떠올리기보다는 좀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갈등은 양립이 불가능한 목표나, 상호 이해관계가 달라 대립하거나 충돌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꼭 "싸움"일 필요 없이, 일하는 방법의 차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의 차이, 소통 방법의 차이, 자원의 부족, 성격의 차이에서 오는 미묘한 불편함도 다 해당됩니다.
대답하는 방법
대답의 구조를 크게 이렇게 나눠서 생각해봅니다.
- 갈등의 원인과 상황
- 해결하기 위해 본인이 실천한 노력
- 해당 경험을 통해 배운점 및 적용한 점
여기서, 상황에 대한 설명은 너무 길게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면접관은 그 수많은 지원자를 만나고 있을 것이고, 각각의 디테일한 상황이 진정으로 궁금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원자가 그러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 문제해결방식, 어떤 노력을 했고,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가 궁금한 것입니다.
동아리나 학교생활에서 경험을 찾아봐도 좋고, 인턴, 실습, 알바, 업무 등의 경험을 떠올려 소소한 대립포인트를 생각해보세요. 심각한 케이스를 찾지 말고, 팀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어떤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팀원간에 수행 방식이나 계획 세우는 방식의 차이, 회의의 횟수나 역할의 분배에 대한 의견 차이, 각자 수행한 업무에 대해 소통하는 방법의 차이가 있었다면 다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정말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도 없다고 말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적어도 "지금 긴장해서 그런지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잠시만 생각해봐도 될까요? / 죄송하지만 다른 질문을 먼저 해주시면 면접 끝나기 전에는 꼭 말씀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등으로 면접에 최대한 성실하게 임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보통 회사와 조직은 완벽한 평화주의자를 원하지 않습니다. 전혀 그런 경험이 없다고 말하는 지원자에게 많은 면접관들은 어떤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이라거나, 문제를 회피하고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여겨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사람으로 부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결방법과 관련해서는, 지원자 본인이 실천한 노력은 답변으로 가장 많이 나오는 "대화로 해결했다"는 두루뭉술한 표현보다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팀원간 과제 관련 소통 방법에 의견 차이가 있어서 지원자 본인이 주도적으로 과제 수행을 위해 특정한 룰을 만드는 것을 제시했고 팀원들 동의를 얻어 어떠어떠한 내용의 통일된 규칙을 만들었더니 긴장도가 완화되고 원활하게 공동의 목표를 위해 달릴 수 있었다. 이런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갈등을 나쁘게만 보고 무조건 '해결하려는' 측면에서만 접근하기보다 '관리의 차원'에서 보고 접근하는 방식도 좋습니다.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을 회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지 말고, 어느정도 의견 차이는 같이 일하다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면서, 서로 어우러지고 협업해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경험을 통해 배운점과 달라진 점을 꼭 같이 답변해주면 좋습니다. 위의 예시와 관련된 것이라면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하는 경우에는 소통 방법에 대해 팀원들의 동의를 얻은 통일된 규칙이 있다면 불필요한 대립을 완화하고 공동의 목표 달성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그 이후로 업무와 생활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주의사항
- 지원자 본인이 화를 못참아서, 너무 감정적이거나 예민해져서 생긴 대립 케이스를 굳이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의 답변이 겹쳐도 상관 없습니다. 자소서에 이미 최상의 좋은 경험을 적어놨기 때문에, 면접때도 당연히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면접관들이 지원자의 자소서를 다 꼼꼼하게 읽어보고 파악한 상태는 아닌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자소서 내용을 제외하고 다른 경험을 말해달라는 등 특별한 전제조건이 있지 않은 이상 굳이 다른 경험을 생각해내려고 하지말고, 이미 준비되고 정리된 내용을 활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답변에 더 도움이 됩니다.
- 면접관들은 어차피 각각의 지원자에게 그렇게 큰 기대(?)를 안합니다. 약간의 긴장은 도움이 되지만, 너무 긴장하지는 말고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매력적입니다.
- 혹시 살면서 가장 심했던 갈등을 물어본다면? 심각한 대립 상황은 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그냥 없다고 하며 대답을 회피하기보다는, '아주 심각한 경우는 아니었지만 당시에는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있는데, 이것을 말씀드려보겠습니다.' 하면서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며 준비했던 경험을 잘 풀어서 설명하면 됩니다.
- 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에도 적었지만, 면접에서 케바케는 진리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 가장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대답자판기같은 모습보다는 인간적이고 진솔한 모습, 때로는 약간의 허점도 보여주는 우리들의 보통 모습이 가장 좋을 수 있습니다. 면접관들이 꼭 완벽하고 유창한 답변에만 매력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제가 전에 면접을 볼때 이 질문을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취업 컨설턴트들께서 주의사항으로 많이 말하는 "굳이 직속 상사와의 트러블을 말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과는 정반대로, 저의 팀장님과 대립했던 경험이 생각나서 그것을 말해버렸습니다.
- 면접관: 그럼 OOO님 직속 상사인 팀장님과 갈등하신 경험이 있는거네요?
- 나: (약간 당황 + 웃음) 아 넵.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 좀 실수한거죠? 하하
- 면접관: (웃으며) 아닙니다. 상사와 그럴 수도 있죠!
오히려 면접 분위기가 좋아졌고, 결과도 좋았습니다.
과하지 않은 능청스러움과 여유를 가지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매력을 어필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제가 설명했던 케이스는 이랬습니다 (답변 예시).
"팀장님의 완벽주의 성향과 특정한 데 꽂히면 일을 진행시키지 않는 성격 때문에 대립이 있었다. 내가 이를 완화하기 위해 팀장님에게 특정 업무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이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 충분히 대화를 나누며 팀장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들을 포함하고 팀원들의 의견도 반영했다. 한번 다같이 고심해서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나니 팀장님의 업무에 대한 불안도도 많이 낮아지고, 팀원들도 업무의 기준이 생겨서 일하는 데 긴장도가 완화되는 효과가 있었다. 나보다 늦게 들어온 후배들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 일로 갈등이 있을 때 그 문제에 대해 정의내리고 상호 동의 하에 합의된 어떤 규칙을 만들면 업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이후에도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이 오면 적극 활용하였다." / 이런 식이었습니다.
맺음말
면접과 자소서에 대해 도움을 주는 컨설팅과 글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면접에서 비슷한 답변들이 많이 나옵니다. 정형화된 답변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원자의 매력과 특징을 파악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제 글과 답변 예시들도 그대로 활용하려고 하지 말고, 쭉 한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만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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