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회사 오신 날 : 회사생활 노하우, 직장생활 잘하는 법 (독서리뷰)
댄 지그몬드의 “부처님 회사 오신 날”을 읽었다.
저자는 작가이자 데이터 과학자이며 선승이다. 인스타그램, 구글 등에서 관리자로 일했다.
이 책은 댄 지그몬드가 부처님 가르침을 회사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싯다르타는 부유하게 태어나 왕자로 살다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출가했고, 평생 일을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부처의 가르침이 생활의 다방면에 적용될 수 있는 것처럼 회사생활에도 당연히 적용될 수 있다.
무려 2500년 전부터 부처는 우리 대부분이 깨어 있는 시간을 일하며 보내리라는 것과 거기에서 깨달음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를 지치게 하는 일이 아닌, 진정으로 깨어나도록 하는 필수 요소로서의 일. 이것이 바로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다.
책에서 말하는 행복하고 성과가 나는 회사생활 꿀팁 중에 인상 깊었던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1. 정직한 직업을 가지고, 삶의 여러 요소들과 균형을 맞추자
부처는 정직한 직업이야말로 가장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어서 배우는 것, 무언가를 만드는 것,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 가정을 유지하는 것을 또한 가장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인생에는 다양한 축복이 있으며,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모두 결합하는 것이다. 삶은 그 요소들의 균형이 맞을 때 가장 좋아진다. 이는 중도의 가르침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다.
2. 고통을 받아들이자
부처의 첫 번째 진리를 표현하는 가장 일반적인 영어 표현은 ‘Life is suffering(인생은 고통이다)’이다. 삶이 원래 어느 정도의 고통과 불쾌함을 수반한다는 것을 받아들임으로써 고통이 주는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
저자는 회사생활에서 일어나는 힘든 일들이 주는 불쾌함 자체가 고통의 원인은 아니라고 한다. 그것에 저항하는 것이 고통의 원인이다. 부처는 아픔과 불쾌함을 피할 방법은 없지만 그와 달리 고통은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부처는 이를 두 개의 화살에 비유했는데, 첫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없고 통증이 따른다. 하지만 두 번째 화살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이는 피할 수 있다. 회사에서 일어난 힘든 일에 대해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스트레스 받는 것, 동료의 말을 오해하거나 왜곡해서 계속 고통 받는 것, 이런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다.
3. 행복해지자
저자는 행복과 직업적 성공에 대한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직업적으로 성공하면 행복해질까? 연구결과는 그 반대라고 말한다. 행복이 직업적 성공으로 이어진다. 마치 행복해서 웃는걸까, 웃어서 행복한걸까 하는 질문과 비슷하다. 삶에서 직업적인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행복한 사람이 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4. 지금 여기에 집중하자
부처는 우리 중 대부분이 반쯤 잠든 채 인생을 살아간다고 말했다. 우리는 마지못해 무언가를 할 때가 많고, 사실은 그곳에 존재하지 않을 때가 많다. 집중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저자는 우리는 삶의 절반만 살며 나머지는 흘려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직장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부처가 인생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언급한 것과 같다. 바로 집중하는 것, 즉 마음챙김(mindfulness)을 수련하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현재 일어나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고 인지하는 상태’이다. 간단히 말하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우리는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너무 많은 일에 치여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한 가지 일을 하면서 마음속으로는 다른 일에 대한 걱정과 계획을 하거나, 한 번에 여러 일을 처리하기 위해 이도저도 아니게 붕 뜬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한다. 저자는 지금 여기에 집중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마음의 평화와 여유, 행복, 성과로 이어지는 길이 된다.
부처는 제자들에게 “밥그릇에 집중하며 음식을 먹어라”라고 말했다.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게 아니라 정신이 깨어 있는 상태로 먹기를 바랐다. 회사에서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에 무언가를 먹는 시간은 휴식을 취하고, 마음챙김을 수련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저자는 말한다. ‘단 몇 분이어도 좋다. 열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먹어치우면서 그 기회를 놓치진 말자.’
5. 휴식을 잘 취하자
짧게 자주 쉬는 휴식이 효과가 좋고, 낮에 편안하고 사교적인 휴식시간을 가진 사람들의 업무 실적이 더 좋다고 한다. 회사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가장 악명 높은 방법으로 꼽히는 인터넷 서핑도 적당한 선에서는 정신적 능력의 회복을 돕고 자율성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돕는 요소임이 이미 밝혀져 있다.
6. 올바른 말을 하자
부처는 입을 열기 전에 스스로 몇 가지 질문을 해보길 제안했다. 도움이 되는 말인가? 지금이 이 말을 하기에 적절한 때인가? 선한 말인가?
저자는 이렇게 썼다.
“그들은 틈만 나면 동료를 폄훼하는 말을 했다. 진솔한 피드백이라는 명목으로 그다지 해롭지 않은 실수도 지적하곤 했다. 정직하고 싶다고 해서 재수 없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7. 직업으로 자신을 정의하지 말자
저자는 이렇게 썼다.
“직업으로 자신을 정의할 때 온갖 종류의 고통을 맞이하게 된다. ‘일이 곧 나 자신’이라고 여기는 망상은 특히나 위험하다. (...) 우리가 직업 그 자체가 아님을 깨달으면 우리의 다른 정체성이 번영할 공간이 생겨난다. 그로 인해 함께 일하는 이들이 진정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되고, 인간이 겪는 고통의 모든 차원을 인정하고 다룰 수 있게 된다.”
8. 내려놓자, 때로는 포기하자
“목표를 내려놓는 것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때로는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승자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포기하는 사람은 결코 이기지 못한다와 같은 교훈은 좋은 뜻을 가졌지만, 사실 아주 형편없는 충고일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서, 때로는 그만두는 사람이 승자다.”
일을 계속 하다보면 퇴사나 이직의 유혹에 종종 시달리게 된다. 도망치고 싶기도 하고, 다른 곳에 나와 더 잘 맞는 다른 일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저자가 때로는 그만두는 사람이 승자라고 말해서 조금 속이 시원했다.
우리는 각자 지금 이 고통이 내가 견딜만한 것인지, 시간이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것인지 꽤나 잘 알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회사생활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게 되면 그만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꾸역꾸역 버티는 것만이 왕도가 아니다. 오히려 신체와 정신이 너무 피폐해져서 회복하기 힘든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종종 내려놓고, 때로는 포기하자. 포기하면 편하다.
9. 친절하자.
“당신과 함께 일하는 이들은 모두 인간이다. 그들 모두 고통을 겪는다. 그들은 모두 고통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당신이 도울 수 있다.”
일하면서 시종일관 친절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사소한 말투나 지적에 쉽게 상처받고 고통 받는 것처럼 나와 함께 일하는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짜증스러운 태도로 업무전화를 받은 뒤에 후회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때린 놈이 다리 못 뻗고 잔다는 말처럼 내가 공격하고 내가 데미지를 입는다. 정말 쉽지 않지만 저자는 일하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한 태도를 가질 것을 권한다.
무엇을 실천해볼까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여러 가르침 중에서 특히 “4. 지금 여기에 집중하자”를 실천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구체적으로는,
-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 한 가지를 할 때는 다른 일을 걱정하거나 계획하지 말기,
모니터에 띄워둔 수없이 많은 창과 문서들을 닫고, 지금 하는 것에만 집중하기
- 회사에서 밥 먹을 때 스마트폰 보지 않기
: 동료들과 함께 먹을 때는 편안하고 사교적인 식사시간 즐기기,
혼자 먹을 때는 음식에만 집중하면서 먹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많은 시간을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한 채로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혼자 밥 먹을 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지 않고 내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 인지하면서 밥을 먹는 것이 아직 쉽지는 않다. 그래도 음식에 집중하면서 먹으니 더 꼭꼭 잘 씹어먹는 것 같고, 음식 맛을 더 많이 느끼는 것 같아서 좋다.
그리스인 조르바도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자신에게 묻지요.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하는가?’ ‘잠자고 있네.’ ‘그럼 잘 해 보게.’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하는가?’ ‘일하고 있네.’ ‘잘 해 보게.’
‘조르바, 자네 지금 이 순간에 뭐하는가?’ ‘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 ‘조르바, 잘 해 보게. 키스 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밖에는. 키스나 실컷 하게.’
“부처님 회사 오신 날” 책은 분량도 적당하고 글도 쉽게 읽히면서도, 실천해볼만한 좋은 내용을 많이 담고 있어서 좋았다. 한 번에 다 실천하기는 어렵지만 각자 한두 가지 골라서 노력해보면 좋을 것 같다.
1. 정직한 직업을 가지고, 삶의 여러 요소들과 균형을 맞추자
2. 고통을 받아들이자
3. 행복해지자
4. 지금 여기에 집중하자
5. 휴식을 잘 취하자
6. 올바른 말을 하자
7. 직업으로 자신을 정의하지 말자
8. 내려놓자, 때로는 포기하자
9. 친절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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