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책) 인간실격 – 다자이 오사무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독서 리뷰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일본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인 "인간 실격"을 읽었는데요. 아무래도 무려 다섯 번의 자살 기도만에 생을 마감한 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삶을 배제하고 이 작품을 읽기는 어려웠습니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마치 작가가 자신이 겪은 일을 각색해서 적거나 내면을 그대로 드러낸 듯한 부분이 많았어요. 이 작품은 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완결된 작품으로는 마지막 작품입니다.
찌질한 주인공 요조
역사적인 배경을 잠시 뒤로 하고 이 책에 등장하는 '요조'의 삶과 생각에 집중하며 읽어봤어요. 소설 인간실격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요조'는 정말 여러모로 찌질한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살아가며 겪을 수밖에 없는 갈등이나 감정을 직면할 용기가 너무 없고,
사랑하고 사랑받는 능력이 너무 부족하고,
그리하여 큰 기쁨도 큰 슬픔도 느끼지 못하는,
불안한 자아를 가진 회피형 인간.
제가 느낀 주인공 요조의 모습입니다. 인간실격에서 요조는 아예 이렇게 말하지요.
"제 불행은 거절할 능력이 없는 자의 불행이었습니다."
회피형 성격에 매사에 불안한 자아, 행복의 냄새에서도 불안을 느끼고, 그래서 어떤 관계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요조. 그는 자기 자신을 인간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합니다. 인간실격.
현대의 눈에서 보면 그는 전문가의 도움과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도대체 왜 그래? 좀 회피하지 말고 용기를 내봐!'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불안과 회피 성향이 정도를 넘어버린 요조에게는 스스로는 아무런 회복력도 힘도 용기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용기도 힘도 없고 불안한 청년 요조의 삶에는 극적인 행복한 반전도 해피엔딩도 없었습니다. 시종일관 찌질한 모습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오랜 시간 계속 읽히는 이유를 생각해보았어요.
아마도 소설 인간실격의 요조가 너무나 솔직한 속마음을 쏟아내어, 독자들 마음속에 어떤 부분을 자꾸 건드리고 자극하고 때로 공감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안에도 요조가 조금씩은 살고 있다' 는 느낌.
요조를 보면서 독자들은 어느 정도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책을 읽을 때만큼은 그런 자신의 모습에 어느 정도 솔직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란 개인이 아닐까
소설 인간실격에서 요조가 한 말 중에 "세상이란 개인이 아닐까, 세상의 난해함은 개인의 난해함" 이라는 부분에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서 "난 그게 싫어. 난 아직 그걸 못 받아들이겠어" 라는 말 대신에 "세상은 아직 그걸 싫어해. 세상은 아직 그런 걸 받아들이지 못해" 라고 말합니다.
호리키가 그렇게 말하자 불현듯 “세상이라는 게 사실은 자네 아니야?”라는 말이 혀끝까지 나왔지만 호리키를 화나게 하는 게 싫어서 도로 삼켰습니다.
‘그건 세상이 용납하지 않아.’
‘세상이 아니야. 네가 용서하지 않는 거겠지.’
‘그런 짓을 하면 세상이 그냥 두지 않아.’
‘세상이 아니야. 자네겠지.’
‘이제 곧 세상에서 매장당할 거야.’
‘세상이 아니라 자네가 나를 매장하는 거겠지.’
‘너는 너 자신의 끔찍함, 기괴함, 악랄함, 능청맞음, 요괴성을 알아라!’
갖가지 말이 가슴속에서 교차했습니다만, 저는 다만 얼굴에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으면서 “진땀 나네. 진땀.”하고 웃을 뿐이었습니다.
(...)
그럴싸한 대의명분 비슷한 것을 늘어놓지만, 노력의 목표는 언제나 개인, 개인을 넘어 또 다시 개인, 세상의 난해함은 개인의 난해함, 대양은 세상이 아니라 개인이다.
-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 중에서
하지만 요조는 "세상이라는 게 사실은 자네 아니야?" 라는 말조차 친구를 화나게 하기 싫어서 속으로 삼키고 그저 웃을 뿐입니다.
여유 있는 날에 이 책을 집어 든다면 한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만한 분량의 책이었습니다. 읽는 동안 찌질한 요조가 불쌍했다가 한심했다가 어떤 대목에서는 어느 정도는 나 자신을 보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우울한 분위기의 책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정말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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