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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관계를 읽는 시간 / 문요한] 독서노트

by iinnffoo 2020. 12. 30.

[관계를 읽는 시간 / 문요한] 독서노트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저자가 바운더리 심리학에 대해 적은 책입니다. 바운더리란 관계의 교류가 일어나는 통로를 말합니다. 이 바운더리가 너무 흐물흐물하거나 너무 경직되어 있을 때, 즉 왜곡된 바운더리는 일그러진 관계 패턴을 낳는다고 말합니다.

바운더리의 핵심 기능은 보호와 교류다. (...) 건강한 바운더리를 가진 사람은 굳이 거리를 두려고 애쓰지도 않고 자신을 속이거나 희생하며 인간관계를 맺지도 않는다. 이들은 자신을 돌보면서도 친밀해질 수 있고, 좋은 것은 받아들이고 해로운 것은 내보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순응, 돌봄, 지배, 방어라는 일그러진 관계 패턴에 대해 소개합니다. 책 목차의 소제목만 보아도 어떤 형태의 패턴인지 짐작이 갔습니다.

1. 순응형: 누군가와 불편해지는 건 너무 싫어

왜 그렇게까지 상대에게 맞춰야 하나, 미처 해소되지 못한 분리불안

2. 돌봄형: 네가 기뻐야 나도 기뻐

누군가를 돌봐야만 살 것 같은 사람들, 과잉 책임감 덩어리

3. 방어형: 나한테 신경 좀 쓰지 마

너는 너 나는 나, 뿌리 깊은 불신

4. 지배형: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

지배와 착취로 얼룩진 인간관계, 분노 뒤에 숨어 있는 수치심

 

왜 나는 항상 이런 사람하고 꼬일까라는 질문의 허점에 대해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번 우연히 어떤 성향의 사람과 인연을 맺게 될 수도 있지만 항상 그런 패턴이라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돌봄형”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특정한 타입의 사람(연민을 불러일으키고 나보다 약하고 내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사람, 나에게 의존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는 것입니다. 나 자신의 바운더리와 관계 패턴을 돌아보지 않고 그냥 운이 없다고 한탄만 하면 앞으로도 계속 비슷한 관계 패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도식의 분화

사람은 아무 선입견 없이 경험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전 경험을 거쳐 만들어진 심리적 도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뇌의 분류하고’ ‘체계화 하는’ 특징 덕분이다.”

 

저자는 도식의 분화가 건강한 바운더리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책에서 든 예로 설명하면, 도식의 분화란 이런 것입니다. 한 아이가 우연히 작고 동그란 것을 먹었는데 사탕이었습니다. 달고 맛있어서 아 작고 동그란 것은 사탕이구나라는 도식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작고 동그란 것을 발견해서 먹었는데 그건 사탕이 아니라 구슬이었습니다. 맛있기는커녕 숨이 막힐 뻔 했습니다.

“도식과 경험의 불일치가 일어났다. 바로 이 순간이 중요하다. 이 불일치를 통해 인지가 발달하기 때문이다.”

이 아이는 이제 작고 동그란 것은 사탕일 수도 있고 구슬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도식의 분화가 적절히 일어나지 않으면 경험을 통해서도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해서 사탕이라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과거의 경험은 잊고 무조건 구슬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것을 인간관계로 가져와서 생각하면 이 아이의 예시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과거의 인간관계 경험에서 생긴 도식이 새로운 경험을 통하더라도 제대로 분화되지 않거나, 과거에 형성된 도식이 너무 강력하여 새로운 것을 겪어도 생각을 바꾸지 않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남자는 다 똑같아 못 믿겠어라든지, “이 남자 친구는 나에게 정말 믿을만한 사람이었어. 이번에 바람을 피우고 나를 배신했지만 그래도 믿을만한 사람이야같은 경우 말입니다.

 

결정권은 당신에게 있다

자신이 싫은 것을 싫다고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결정권이 바로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이 아주 많다.”

 

이 책에서는 건강한 바운더리를 회복하는 방법을 많이 제안합니다. 그중의 한 가지는 우리 모두에게 결정권이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이를 인지함과 동시에 상대방도 당연히 그에게 결정권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말로는 당연히 알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녀들의 결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말을 잘 듣고 순종하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칭찬하고 가르칩니다. 부모나 어른에게 거절 해 본 경험이 없는 아이들은 친구들의 부탁이나 비행 행동에도 거절하지 못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거절을 해 본 적이 없고, 말을 잘 듣는 것이 좋은 행동이라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부터 거절하는 연습, 특히 부드럽게 거절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기쁨을 만들어내는 힘, 오티움

건강한 자기 세계를 가진 이들은 지금행복할 수 있다. 자신의 영혼이 기뻐하는 행위를 알고 있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건강한 바운더리를 만들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오티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오티움은 라틴어로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인 여가라는 뜻입니다. 사람마다 여러 가지 오티움이 있겠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활동의 결과와 상관없이 활동하는 과정에서 기쁨을 누린다는 사실입니다. 결과가 좋아야만 기쁘다면 그것은 오티움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건강한 바운더리와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인간관계를 맺고, 또 자신의 영혼이 기뻐하는 행위를 행하자고 이야기합니다.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관계 패턴과 바운더리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도식의 분화부분에서 같은 경험을 하고도 왜 사람마다 정말 다르게 생각하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읽어서 속이 시원했습니다. 인간관계에 특별히 고민이 없는 사람이라도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12.30. 류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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