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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세상을 바꾸는 언어 / 양정철] 독서노트

by iinnffoo 2020. 12. 28.

[세상을 바꾸는 언어 / 양정철] 독서노트

: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

언어가 의식과 사고를 지배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계속해서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책에서는 민주주의는 생활 속에서, 우리의 언어 사용에서 피어나고 성숙해진다고 믿으며 배려의 언어, 존중의 언어, 공존의 언어, 평등의 언어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가장 힘없고 나약한 처지에 놓인 서비스 업종 젊은 여성을 대하는 우리 사회 태도는 절망적이기까지 하다. 전화 상담원들 고통이 대표적이다.”

저도 빵집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학생 시절, 정말 절망적인태도의 손님들을 많이 접했습니다. 반말은 기본, 비싼 거 샀는데 서비스 안 준다고 고함 지르기, 카드나 현금을 던지기까지.

우스운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휴학 당시 낮에는 빵집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한 중학생을 가르쳤습니다. 빵집에서 손님이 골라 온 빵을 계산하고 거스름돈을 남겨드리던 중 계산 실수로 몇백 원을 더 드렸다가 양해를 구하고 정정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러니까 여기서 알바나 하고 있지, 정신 좀 차리게 커피 좀 마셔.” 랍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니 저녁에 제가 가르치는 중학생 어머니입니다. 갑자기 “아이고 선생님.. 실수할 수도 있죠. 알바도 하고 참 열심히 사시네요.” 정말 너무 불쌍해서 마음이 아릴 정도의 인격 수준입니다. 방금 전에 거스름돈 계산 실수한 저는 갑자기 하찮은 알바생에서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이 된 걸까요? 문제는 이런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사회 곳곳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스스로 해소하지 못하고 약자에게 함부로 풀어내는 절망적인 인격과 언어 사용은 평등의 문화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습니다.

 

 

종업원과 사용자, 노동자 vs 근로자?

우리말이 영어에서처럼 사람을 고용한 사람(employer)’제품 사용자(user)’를 구분하지 않고, 두 경우를 뭉뚱그려 사용자라고 표현하는 건 좀 야박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돈 주고 사람을 고용한 사람을 사용자라고 합니다. 말은 의식에, 의식은 행동과 태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고용 한 사람을 사용자라고 부르는 것은 대가를 지불했으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저급한 인식을 알게 모르게 심어주고 있지는 않을까요?

책에서는 노동자와 근로자라는 말에 대해서도 살펴보았습니다. 근로자의 뜻은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는 단어가 부지런히 일 할 성실의 의무까지 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언어 습관 고치기

이 책에는 평등의 가치를 훼손하는 언어, 일본어에서 유래한 언어, 잘못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지적하고 함께 고쳐 나갈 것을 제안합니다. 책 내용 중 일부를 소개 해 보고자 합니다.

 

1. 처녀작 -> 첫작품, 데뷔작, 등단작, 신작

2. 지방 -> 지역

3. 조선족 -> 재중동포 (국적을 취득했으면 그냥 한국인)

4. 피로회복 -> 원기 회복 또는 피로 해소

5. 희귀병 -> 희소병

6. 난이도가 높다 -> 어렵다

(난이도의 뜻: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 난이도가 높다 낮다는 것은 일본식 표현으로써 앞뒤가 맞지 않는 말. ‘난이도를 조절한다정도에 사용 가능)

7. 기라성 -> 빛나는 별

8. 18-> 애창곡

9. 일가견 -> 탁월

10. 간발 -> 터럭

11. 근로자 -> 노동자

 

존중과 겸손의 언어

평등과 존중과 겸손의 언어를 구사하는 일에는 약간의 공부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등과 존중과 겸손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겠지요. 빼어난 솜씨가 없어도 진심을 담은 말과 글은 마음에 닿아 심금을 울립니다.

자신보다 약자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반말하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도 아마도 누군가가 자신에게 그렇게 한다면 무식하다고 눈이 시뻘게져서 떠들 것입니다. 누군가가 알바하는 자신의 어린 딸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하면 너무나 화가 나서 찾아가서 혼내주고 싶은 심정일 것입니다. 사회를 이루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만 서로를 존중한다면 언어에 대한 공부가 미비하더라도 서로 상처 내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이 책에서는 위에 소개한 언어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정치에 사용되는 언어에 대해서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언어의 민주적인 사용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12.28. 류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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